레이치 바트모스는 세상의 종말을 자기 손안에 쥐고 있었고 아무도 그걸 몰랐지
그래서 제4차 기업 전쟁 중에 아라사카 혹은 밀리테크 혹은 어떤 엣지러너들... 누가 확실히 죽였는지는 아무도 몰라
아무튼 누군가 그를 죽였을 때 모든 게 지옥으로 굴러떨어졌어
데이터크래시가 풀려난 거지
바트모스는 그게 메가기업 시스템만 감염시키길 원했을지도 모르지만 그의 바이러스는 너무 ‘잘’ 작동했다
거의 모든 걸 감염시켜버렸거든...
더 나쁜건 그 과정에서 유랑 자율 바트모스 인터페이스 드론 R.A.B.I.D.s가 넷으로 풀려났다는 점이야
바트모스 본인의 성격을 모델로 만들어진 이 데이터크래시의 ‘수호자’들은 극도로 불안정했어
넷을 여행하는 건 피라냐 득실거리는 물속을 헤엄치는 것 같은 짓이 됐지
세상을 지키기 위해 넷을 감시하고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유지하는 조직인 넷워치는 감염을 청소하는 동안 찾을 수 있는 모든 접속 지점을 닥치는 대로 셧다운할 수밖에 없었어
그럼 그냥 전원을 통째로 내려버리면 되지 않냐고? 좋은 질문이야
많은 서버가 꺼지거나 파괴됐지만 다른 서버들은 살아남았지
전쟁과 전염병으로 버려진 도시들 어딘가에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웅웅거리며 돌아가고 있었다는 거야
넷워치가 인류를 위해 올드 넷을 살려낼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엄청난 양의 귀중한 데이터를 잃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올드 넷에 살던 AI들이 거래를 걸었을 수도 있지
"우리 집을 살려줘. 그러면 우리가 도와줄게." 왜인지는 아마 영영 모를 걸?
넷워치도, AI들도 입을 닫고 있으니까
생각해봐
넷워치가 AI들의 협조 없이 블랙월을 그렇게 빨리 만들 수 있었을까?
어쩌면, 진짜 어쩌면… AI들이 블랙월이 존재하길 원했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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